흡연자의 변 - 담배를 좋아한다는 원죄
Stray Thoughts 2009/07/13 14:03먼저 전 꽤 오랜 기간 동안 담배를 피워온 사람이고 지금도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입니다. 담배를 처음 피운 후 부터 지금까지 꼭 2년의 금연기간이 있었습니다.
금연을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본사에 발령을 받아서 2년동안 머물렀는데 그 지역이 겨울이 긴데다 겨울철에 영하 20도 정도까지는 우습게 기온이 내려가는 지역이다보니 겨울에 건물 외부에만 있는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면 벗어 두었던 코트를 껴입고 장갑까지 챙겨서 나가야 합니다. 그나마도 한 대 피우는 동안에도 칼바람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담배 맛을 느끼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본사에 있는 동안은 담배를 안 피기로 하고 끊었습니다.
담배를 끊은 기간 동안 피우는 동안에 느끼지 못했던 많은 걸 느끼게 되더군요. 제가 담배를 피울 때는 몰랐지만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다른 흡연자들이 같이 회의에 들어왔다가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고 오면 담배냄새가 작은 회의실안에 가득해 지더군요. 그리고 어떤 날은 그 냄새가 흡연자였던 저에게 조차도 싫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니 다른 비흡연자들은 오죽 할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는 건 당연하구요.
담배를 피운다는 건 연기와 냄새라는 부산물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그 연기와 냄새는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되었기에 본사 근무 끝나고 다시 돌아와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어서도 행동거지에 상당히 조심하게 되더군요.
담배란 건 확실히 기호품입니다. 문제는 다른 기호품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죠.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아니고서는 내가 담배를 피면 연기와 냄새가 퍼지게 되고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에게 분명히 피해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지적을 하든 하지 않든 이건 분명한 사실인 거조.
그러니 흡연이 허락된 장소든 아니든 내가 담배를 피우는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가 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겁니다. 그 주변에 있는 사람이 피해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나를 배려해주고 있는 것이죠. 반대로 흡연자가 비흡연자를 배려할 수 잇는 것은 단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주변에 비흡연자가 있으면 무조건 피우지 않는 것. 주변에 비흡연자가 있는데고 담배를 피우면서 비흡연자를 배려한 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죠. 내가 담배를 피우면서 나오기 시작하는 연기와 냄새를 내가 완벽히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우울한 사실이긴 하지만 담배를 좋아해서 피우는 우리(흡연자)들은 영화의 팜므파탈을 사랑하는 남자 주인공 같은 측은한 신세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진실한 사랑이라고 주인공이 강변해봐야 관객이 그리고 영화 속의 주변사람들이 보기엔 파멸로 가는 열차를 탄 것이죠.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주변사람들도 함께 끌고 말이죠.
말이 길어 졌지만 그냥 솔직히 담배를 즐기는 사람들이 솔직하게 내가 피우는 담배가 남에게 피해가 된다는 걸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그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시도는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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