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수익을 내는 개인커뮤니티라......

Stray Thoughts 2009. 9. 25. 13:49
상당히 규모가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해당 커뮤니티의 비전이다.

이거 참 재미있는 비전이고 어찌보면 실험같다. 저 비전의 핵심은 당연히 단어 세 개이이다. '수익','개인' 그리고 '커뮤니티'. 상당히 이질적인 세 가지가 한데 뭉쳐있다. 내가 보기엔 상당히 위태로운 조합이다. 그래서 그 위태로운 조합을 어찌 끌어가는지 보고 싶은 흥미가 생기는 곳이다.

- 개인 커뮤니티 : 일견 어색하긴 한데 말이 안되진 않는다. 운영자 개인이 커뮤니티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관리하는 거다. 대부분 자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렇게 시작하니까. 문제는 이 때 운영은 좀 전제적이고 독단적으로 가도 별 탈이 없다. 물론 일정한 범위 안에서. 하지만 개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마지막 보루는 최종적으로는 운영자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금은 독단적이고 전제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상식수준에만 들면 문제가 없는 이유가 당연히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장소제공과 관리에 드는 노력과 비용이 상당한 봉사이고 Church Work이라는 걸 알고 이해하니까.

뭐 옛날 마을 어르신 한 분이 사랑채 열어놓고 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들러 장기도 두고 이야기도 나누고 탁주도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누게 해주는 것과 비슷할까. 당연히 사랑채에서 노는 사람들은 사랑채 내어 준 주인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의 실수나 실언을 사랑채 주인이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일테고, 가끔은 놀던 사람들 중에 술취해 행패라도 부릴라 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사랑채에 있던 사람들이 스스로 밖으로 쫓아내면서 정리도 할테고, 사랑채 주인에게 쫓겨나는 사람도 몇몇 나올테고. 쫓겨난 것이 좀 억울하다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겠지만 큰 무리 없으면 사랑채 객들은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 주인장이 고생하는 것 알고 사랑채 내 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니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커뮤니티가 지금의 규모까지 컸다는 건 사랑채 주인이 상당히 잘 관리하고 노력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사랑채에 손님이 줄기는 커녕 많이 늘고 여전히 재미있다고 생각들 하니까.

- 수익을 내는 개인 커뮤니티: 사랑채 객들이 놀러와서 써놓은 시들도 좋고, 한 두 폭씩 쳐놓은 산수화, 화조도도 좋고, 객들끼리 나누는 담소도 즐겁고 하다 보니 사랑채에 찾는 손님이 많아진다. 이제 슬슬 문제가 생긴다. 손님이 너무 많다보니 사랑채 고쳐야 할 일도 잦아지고 여기 저기 문제 일으키는 손님 관리 하는 데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사랑채 주인은 이 사랑채라는 공간 자체를 이용해 비용을 충당하고자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상인들 좀 불러 이 공간에 자리를 좀 내주고 손님들을 대상으로 먹이며, 붓이며, 차며 손님들이 관심이 많은 것들을 팔 수 있게 해주고 자릿세를 받아 사랑채를 유지한다.

여기까진 괜찮은 시나리오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는 손님에 대한 정의가 다른 데서 온다. 주인장은 여전히 저 많은 객들이 사랑채의 손님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내 사랑채에 놀러온 손님들이고 손님과 또는 손님들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주인장 결정대로 처분하고 관리한다. 지금까지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이다. 언뜻보면 일리가 있다. 여전히 내 사랑채고 내가 장사치들로 부터 돈을 받지 손님들로 부터 돈을 받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손님들 사이에 더이상 이 사랑채가 사랑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바닥을 들여다 보면 내가 쓴 시, 그린 그림들이 여기 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였기에 저 장사치들이 주인장에게 자릿세를 내고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니 그대가 버는 돈은 결국 손님들이 만들어주는 거라고. 그러니 주인장과 손님 사이에 직접 돈이 오가지는 않더라도 나는 적어도 사랑채의 손님이 아니라 사랑채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는  한 상점의 손님이다 그러니 더 이상 이 상점의 운영을 자의적으로 하지 말고 손님들 말을 좀 들어가며 운영해라 라고 하는 손님들이 나온다.

뭐 손님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직접 내 돈내는 것도 아닌데 주인장이 원하는 대로 관리해도 되지 않느냐라는 사람도 많고.

그런데 확실한 건 저 수익이라는 것이 들어간 이상 절대 손님과 주인장과의 관계는 그 예전 사랑채 주인과 손님과의 관계가 될 수 없다. 더이상 주인장에게 사랑채 관리와 운영은 개인적인 희생이나 봉사가 될 수 없으니까.

실제 운영수익이 남느냐 아니면 운영비도 못 할 정도의 수익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적자든 흑자든 금전적 관계가 손님과 주인사이에 발생한 이상 원천적으로 순수한 개인 커뮤니티로 남을 수는 없는데 여전히 운영자는 개인 커뮤니티을 지향한다.

그래서 난 이 볼만한 실험을 구경꾼으로서 즐기고 있다. 과면 수익, 개인, 커뮤니티가 병립가능한 모델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실제 사례가 될 테니까.

그리고 사실 내 핵심 관전 포인트는 위의 것들은 아니다.

상호 이해 가능한 범위내에서의 융통성에 바탕을 운영자의 운영 철학에 대한 관심이다. 이 운영자의 운영방식은 내가 보기엔 '염화시중'의 '이심전심'에 바탕한 운영이다. 내가 원칙과 도덕적인 잣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틀에서 성심으로 운영하는 진심을 알아주고 인간인 이상 보일 수 밖에 없는 흐릿한 경계를 손님들도 이해하고 따라주길 바라는 운영철학과 이제는 수익이라는 변수가 끼어들게 되어 거부할 수 없는 손님들의 객관적이고 명확한 잣대의 적용이라는 요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다.

또 운영자를 이해하는 손님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손님들이 자신들이 올린 글과 컨텐츠에 대해서만 사이트의 수익원천으로 생각하는 데, 실제 이 사이트의 최고 가치상품은 그들이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분위기 그 자체이다. 내가 보기에 운영자는 정확히 이 사이트의 잠재 수익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이래 저래 재미있는 구경이고 가능하면 방관자로 남고 싶다. 내 손이 내 뜻대로 움직여 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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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mille 2009.10.17 07:23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클리앙의 Camille 입니다.

    우연히 블로그에 방문했는데, 매우 좋은 글을 읽게 되었네요.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대장에게도 추천하겠습니다만, 이런 의견은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자에게 어필 - 꼭 사이트에 글이 아닌 이메일이나, 다른 루트를 통해서라도 - 하시는 것도 좋은 일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제가 클리앙에서 개인, 수익 을 떠나 커뮤니티 라는 점이 중요한 모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구성원의 생각이 사이트에 반영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떄문입니다. 그럴려면 게시판에서 서로 물어 뜯는 것 말고 좀 더 생각과 의견 교환의 루트가 있어야 하는 게 필요하고, 이건 꼭 운영자만 방법이나 수단을 만들어야 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에 감사드리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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