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Before Sunrise & Before Sunset)

Stray Thoughts 2009. 7. 14. 16:35
비포선라이즈(Before Sunrise)는 리차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의 영화로 에단 호크(Ethan Hawke)와 줄리 델피(Julie Delpy)가 주연했다.

Before Sunrise

1995년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난 대학생이었다. 멋모르는 신입생은 아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여전히 순진하고 Serendipity를 기대하던 청년이었고 우연히 이성 친구와 같이 보게된 이 영화는 그런 젊은 날의 정서와 어느 정도 잘 맞아떨어지는 내 나이 또래의 남녀가 우연히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누고 불확실한 재회를 약속하는 어쩌면 진부해보일 수도 있는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한 사랑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마도 지금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면 그냥 또하나의 Chick Flick 이겠거니 하고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았거나 보게 되었더라도 건성건성 보며 언제쯤 끝나려나 하고 손목의 시계를 한 열번쯤은 보았을 그런 영화일거다. 영화를 폄하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든 지금 내 정서가 그만큼 메말랐다는 얘기다.

그렇게 기억 저편에 묻혀졌을 이 영화가 새롭게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은 바로 2004년 감독이 두 주인공의 9년후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내놓았기 때문이다.

Before Sunset

바로 영화 비포선셋 (Before Sunset). 9년 전 영화의 캐스팅 그대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9년의 세뤌이 흘러 다시 한 번 재회한 두 주인공의 하루에 대해서 얘기한다.

비포 선라이즈가 95년 20대 초반의 새파란 청년이었던 나에게 그 당시의 정서에 맞는 사랑 얘기를 보여주었다면 비포 선셋에선 딱 두 주인공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30대로 접어든 나에게 걸맞는 얘기를 보여준다.

20대가 아닌 영화속에서도 고스란히 9년의 세월을 보낸 두 배우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하루는 좀더 성숙해지고 차분해진 사랑에 관한 얘기이다. 그들만큼 또 그들과 함께 9년을 보낸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영화였고 어린 시절 우연히 보게된 두 주인공의 얘기는 이미 나의 추억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 아내와 이 두 영화에 대해 같이 얘기하고 공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안타깝다. 95년 비포 선라이즈를 같이 본 사람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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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loud1.tvple.me/animation/c/스포츠 BlogIcon 영화를 사랑한 남자 2021.01.18 11:56 Modify/Delete Reply

    잘 보고 갑니다...즐거운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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